갑오보서 역문(譯文) 은진 송치규 서
경주정씨가 그족보를 다시 발간함에 정군 재문이 나를 찾아와서 문을 부탁하니 정씨의 세대가 멀리 신라와 고려를 지나 현재까지 수천년이 되었으나 아직까지도 벼슬있는 거족의 면모를 잃지 아니하였으니 진실로 선대에서 덕을 쌓은것이 후하고 행실을 닦은것이 돈독치 못하였으면 어찌 이같을 수 있으랴。
무릇 족보에서 문을 하는것은 반드시 조상의 훌륭한 일을 들어내어 그 후손들에게 경계와 힘쓰도록 하는것인데 이런것은 족보에 이미 옛서문이 있어 자세히 말하였으니 내가 또 무슨말을 하랴。
다만 그실적을 보니 추만공의 깊은 학문과 충장공의 큰 절의는 온 세상이 흠모하고 칭송하는터이니 하물며 이 족보에 실려있는 후손이야 더 말할것이있으랴。절의로 조두를 받은분과 유일로 증벽을 받은분은 여러사람으로 오직 추만공이나 충장공 두분뿐만이 아니니 아！ 훌륭하도다。
정씨들이 이미 족보를 만들어 각각 자기의 조상을 알면 마땅히 조상을 이어가고 자손에게 물려 줄것을 생각하여 구소(歐蘇: 歐陽,修蘇軾)두집의 족보를 닦은일과 같이하면 어찌 법을 취함이 가깝고 힘씀이 깊지 아니하겠는가。
정씨가 더욱 창성함을 가히 기약 할 수 있으며 장자가 말한 충의가 세워져 크게 조정에 도움이 된다는 말이 헛되지 아니할 것이니 정씨들은 어찌 서로 마음을 다하지 아니하겠는가。
내가 병들고 어둡고 또 글이 없으나 정군의 청함이 몹시 간절하기에 췌언(붙이는말)을 혐의치 않고 대략 이같이 적어 보내노라。
출처: 경주정씨 족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