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자보서 역문( 壬子譜序  譯文)      후손  우벽  서

족보가 생긴것은 오래 되었다。
주례에 천관( 天官)이 나라사람들의 성을 밝히고 씨족의 나 뉨을 주장 하였고 춘관에 소사가 방지를 관장하여 세계를 밝히고 소목의 분별함을 주관 하였 으니 족보의 법이 여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소순을 말하기를「우리 족보를 보면 효제의 마음이 저절로 생긴다」고 하였다。대개 아버지에서 아들로 아들에서 손자로 전해져 증손 현손등을 거쳐 十세 百세에 이르는것이 물에 파( 派) 가있고 나무에 가지가 있는것과 같아서 처음에는 시조 한분 이었다가 한분의 몸이 나뉘어 드디어 로인(路人 길에서 만난사람)과 같은 처지에 이르게 되니 어찌 슬픈일이 아니겠는가？

이것이 세보를 만들지 않을 수 없고 소목을 밝히고 종통을 소중히 여기게 된 이유로 그 법이 엄하고 그 글이 정간하여 그 의는 사( 史)가 되는것이니 어찌 신중치 않으랴。

우리 정씨의 시조가 처음 화산에 강림하여 신라 六부장의 한분으로 유리왕 九년에 성을 얻은뒤 오늘에 이르도록 二千년이 지나는 사이에 공경들이 대대로 이어져 동방의 큰 성씨 가 되었다。 그러나 옛날에는 족보가 없어 평장사 문정공 이상의 세계는 전하지 못하였으니 참으로 탄식할 일이다。

지난 숙종 을미년( 乙未 숙종四一 一七一五)에 여러 일가들이 모여 초보 三책을 편찬하였으나 간행되지 못하였다가 영조 임자년( 壬子 영조八 一七三二)에 이르러 비로소 인쇄되었다。 그러나 그 당시 보책의 기재가 자세함과 간략함이 고르지 못하고 규례가 갖추지 못하여 생졸의 간지와 자호와 과관과 묘소와 비지의 언행 사실 등등이 빠진 것이 많아 보는자들이 이점을 안타깝게 생각 하였다。 

작년 봄에 나의 맏아들 은성이 삼척 임지에서 돌아온 후 개연히 수보의 뜻을 두고 드디어 일가 전부사 윤필씨 충장공 후손 태진등과 함께 각처 일가에게 알리는데 우선 범례를 만들어 보내어 일가들로 하여금 듣고 아는것을 자세히 기록하여 유한이 없도록하고 또 널리 타성의 족보및 문적 중에서 가히 취할만한 점을 상고 하던중 만성보 중에서 시조 이하 두 대의 휘자를 얻었으나 그 어른들이 시조의 몇대손이 됨과 소목의 차서에 대하여는 명확한 증거가 없었고 또 흥덕황씨가 보에 문정공 이상 十三대의 휘자를 기록함과 금교평리왕( 諱克中) 을 문정공의 아버지로 기록 하였으나 또한 다른 증거가 없어 감히 급하게 원보에 기록치 못하고 별도로 한장에 기재하여 책머리에 실어 뒷날 명확한 증거를 기다리도록하고 다만 구보에 의하여 문정공을 중시조로하여 서역을 마쳤으나 인쇄하기가 어렵더니 마침 아우 우명이 명천군수로 있고 둘째 아들 주성이 중화군수로 있어 각각 약간의 돈을 내놓고 또 여러 일가들에게 돈을 거두어 인쇄를 시작한지 一년만에 끝이나니 이번 족보를 만들고 인쇄하는 동안에 처음부터 끝까지 이일을 이루도록 한 사람은 실로 일가 좌랑공 양한과 진사 빈과 유학존과 일상의 힘이다。

아！ 아！ 이제부터는 우리정씨의 종적의 이어온 차서와 지파의 가깝고 먼것과 수가 얼마며 자는 누구이며 벼슬은 무엇이고 산소는 어느 곳이며 비와 지문과 언행 등등이 이 보책을 보면 분명하게 나타나 마치 문정공이 자리에 계심과 같아 자손들이 앞에 모심과 같으니 효제의 마음이 어찌 유연히 나오지 않겠는가？

뒷 사람들이 이러한 뜻을 이어받아 끊이지 아니하고 정성을 다하여 족보를 이어 계속 만들어서 그 전함을 오래도록하면 효제와 돈목이 거의 당나라의 장시와 송나라의 진씨와 같이 될 것이고 반드시 동거한 뒤에 만세상에 알려지게 되는것이 아니니 어찌 아름답지 아니하랴。

이제 七十三세의 늙은 몸으로 족보를 교수( 校曲)함에 참여하여 그 일을 돕지는 못하였으나 종인들이 내 나이 많은것 때문에 서문을 부탁하니 내글이 옹졸하나 사양치 못하고 드디어 일의 전모를 우와같이 기록한다。

출처:  경주정씨 족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