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인보서 역문 (甲寅譜序 譯文) 

도가  몹시 크지만 효제(孝悌)가 근본이 되고 행(行)이 몹시 착하지만 목인(睦婣)이 둘째가 되니 먼 것을 추모하여 조상을 높이고 일가를 공경함은 효제의 지극함이고 먼 곳 까지도 어루만져 일가에 돈목(敦睦)하고 친척에 친히 함은 목인(睦人)의 지극함이다.

이 때문에 일가를 모아 족보를 만드는 법이 처음에 상계의 소목(昭穆)을 기록하고 그 다음에 종지(宗支)의 차례를 기록하고 또 부인(婦人) 사위 외손 등을 기록하여 백파가 일원임과 천지(千支)가  일근(一根)임을 알아 로인(路人)처럼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니 씨족이 성대한 가문에 어찌 이러헌 족보가 없을 수 있겠는가?

우리 시조 낙랑공의 사적은 동사(東史)에 밝게 기재되어 있고 대아손공(大阿飱公) 이하 십오대의 사실은 황목천(黃木川) 성보(姓譜)에서 찾았고 중시조(中始祖) 문정공(文正公) 이하 여러 파의 내력은 이미 두번의 임자보 갑오보 기사보 등의 구서(舊序)와 비문(碑文) 등에 기록 되어 오늘에 이르기까지 분명하게 상고(詳考)할 수 있으니 구태여 췌언(贅言)할 필요가 없다.

지낭 경술년(庚戌年) 겨울에 경주에 사는 일가 극환(極煥) 주환(珠煥) 지순(志淳) 등이 "임자보를 백운대 재실에서 중간한다. "는 뜻으로 통문을 여러번 보낸온 일이 있어 계축년 봄에 만영(曼榮) 영주(永柱) 등과 함께 경주에 가보니 지역적으로 궁벽할 뿐만 아니라 재실이 좁아 인쇄하는 모든일이 수용키 어려워 부득이 같은해 사월에 보청(譜廳)을 순천에 있는 옥계공(玉溪公) 재실로 옮겨 드디어 일가 창현(昌鉉) 기주(基柱) 등과 더불어 의논하여 각도 각군에 통문을 보내어 태인(泰仁)에 사는 창섭(昌燮) 기홍(錡洪) 안성(安城)에 사는 동철(東喆) 광주(光州)에 사는 한용(漢龍) 등등 여러 일가들이 함께 협력하여 같이 일을 추천(推薦)하여 그 이듬해 사월에 준공 되었는데 족보가 속히 이룩된 때문에 두파가 족보에 참여치 못한 탄식(嘆息)이 있다.

그러나 이십이권의 대동보(大同譜)를 무사히 인쇄해 마치니 참으로 성대한 일이다.  만약에 여러 일가가 효우돈목(孝友敦睦)의 정(情)이 천성(天性)에서 우러나와 마음을 합하고 힘을 합하지 않았다면 이처럼 큰 일에 이름이 어찌 이같이 빠를 수가 있겠는가?   내 글 재주가 없어 감히 서문을 지을 수 없으나 일찌기 이번 일의 전말(顚末)을 알기 때문에 무졸(蕪拙)을 잊고 우(右)와 같이 간략하게 쓰노라.

갑인 오월 단양일(甲寅 五月 端陽日)
노송정공 14세손 언엽(彦燁)은 삼가 서문을 지음

출처:  경주정씨 족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