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송정공 휘 지년 모표 역문(老松亭公 諱 知年 墓表 譯文)   宣寧 南周獻 撰

단종 말에 생육신(生六臣)이 있었는데 그분들의 충과 절은 화려하게 사기(史記)에 기록 되었다.  이때 성균관 사예 정공 지년(知年)이 경회루 밑에서 통곡을 하고 드디어 자취를 숨겨 일생을 마치니 이 분이 지킨 의는 육신(六臣)과 같은데 육신은 세상에 드러났고 공은 드러나지 못했다.  옜날에 공자(孔子)가 말하기를  “일민(逸民 숨은 백성)은 백이(伯夷)와 숙제(叔齊) 이일(夷逸)과 주장(朱張)이라” 하였는데 백이와 숙제는 전기(傳記)에 나타났고 이일과 주장은 나타난 곳이 없으니 노송정공이 바로 한분이 아닌가?

공의 자는 유영(有永)이고 호는 노송정(老松亭)이니 경주인이라 중조는 고려 평장사 문정공 진후이고 직제학 종보와 보승낭장 인검과 생원 염은 공의 증조와 할아버지 아버지이고 어머니 최씨는 생원 묵의 딸로 공을 태조 을해(乙亥 태조 四 日三九五)에 낳았다. 

어려서부터 효성과 우애가 있고 총명(聰明)하여 세종 무오(戊午 세종 二十 一四三八)에 문과에 응시해 성삼문 하위지 등과 함께 합격하니 당시에 사람들이 “이번 과거(科擧)에 훌륭한 인물이 가장 많다” 고 하였다.  낭서(郎署)를 거쳐 임오(壬午 세조 八 一四六二) 정월 十九日에 돌아갔다.  부인 영광주씨는 현감 창의 딸인데 공이 돌아간지 三日 뒤에 돌아가니 합장 하였다.

四男一女를 두었으니 효항은 문과에 올라 이조판서를 역임하였고 효상은 문과에 올라 이조판서를 역임 하였고 제안(齊安)으로 시호를 받았으며 효종은 문과에 올라 예조참의를 역임했고 효본은 문과에 올라 황해감사를 역임하였고 딸은 안속생에 출가 하였다.  공에게 이상(二相)이 추증된 것은 아들들의 귀때문이다.  많은 손자는 수선 득선 홍선 창선 갑선 광선 등으로 벼슬한 사람이 많고 증손과 현손은 기록치 않는다.

아! 공의 벼슬한 문헌은 오랜 세월이 흘러 증거가 없어 의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능히 공의 사적을 발명치 못하니 참으로 슬픔 일이다.  그러나 옛날 군자가 현인들의 글이 세상에 전하는 것을 보면 그 말은 간략해도 능히 후세까지 드러나지만 세상이 쇠함에 글쓰는 사람 자신이 스스로 불신을 의심하기 떄문에 그 글이 처음에는 화려한 것 같지만 오히려 세상에 드러나지 못함을 근심할 정도이다.

이제 공이 경회루(慶會樓)에서 눈물을 흘린 것은 공의 마음을 분명히 볼 수 있으니 이것이 바로 위에서 말한 글은 간략하지만 사적은 드러났다는 것이 아니겠는가?  공의 산소는 남원 송현자좌에 있는데 十대손 문태가 공의 일가 문간공 효상(孝祥)이 지능 묘지를 가지고 와서 나에게 묘표를 지어줄 것을 청하였다.

출처:  경주정씨 족보